연마제 벤치마킹

잉여인간의 삿된 취미는 칼갈이다.
혹자는 칼갈이엔 중독될 모든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지만,
그 요소가 뭔지는 묻지마라.
까먹었다.

암튼 수십개의 엄청 비싼 숫돌들을 두고도 여전히 부족하여, 온갖 물질을 구해서는 쇠를 박박 긁어댄다.
이제는 연마제까지 왔다.
워낙 날갈이 긱이라 집에 연마제만 해도 십수종이 있는데,
연마제는 그릿넘버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것이 나은 지 알 수가 없다.
잘못쓰면 기껏 날을 제대로 내놓고 마지막 연마제가 날을 망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정리를 해두려고 했다.

물론 날물의 강이 카바이드 성분이 많은 HSS냐 스뎅이냐 그냥 탄소강이냐에 따라서 연삭력의 차이도 보아야 제대로된 리뷰지만,
일단 여기서는 그냥 보통 탄소강을 가정하고,
녹이난 일회용 면도날에 대해 비교를 했다.

실험 조건은 귀차니즘에 가장 간단한 전처리를.
어차피 테스트 용이니까.

이나간 부분이랑 녹슬은 부분을 제거하고 쉐이핑을 하기 위해,

디엠티 600방 이후 1200방 카드로 연마.
1200의 연마 정도는 료비의 다이아 연마기와 비슷했다.
그 이후의 벨기에산 황색가넷 자연산 숫돌로 연마한 다음 테스트.

테스트 대상 거시기는

보석루즈, 프랑스시어스이자 백색 연마제, 가죽스트롭 살 때 낑겨온 독일산 블루, 래드,
기타 미제 백석, 청석, 피칼, 독일산 오토뭐시기, 스웨댄 PA 12던가 하는놈, 세인트고베인의 수퍼어브레시브, 디엠티의 파우더. 등등등.

가죽 스트렙에서 50회씩 연마했을 때의 결과를 보았다.

일단 표면을 보기 위해서 쓰인 장비는 집에서 굴러다니는 그냥 허잡 광학현미경.
배율은 1000배, 400배, 100배, 40배 일텐데.
1000배는 원래 대물이 거의 슬라이드에 근접시켜서 오일로 공기 굴절 막고 봐야 제대로 보이는 거라,
대부분 400배로 관찰.

그리고 이게 싸구려 광학현미경이다보니 조명이 아래서 비쳐서 슬라이드 관통된 것만 봐야하는 아픔이 있다.
당연히 쇠는 빛을 투과하지 않고, 새로운 광원이 필요했는데,
마침 며칠전에 미국에 있을 때 오피스 메이트였던 톰이 뭔 바람이 불었는 지, 조그만 소포를 보냈는데,
그 안에는 작은 LED 후레쉬가 들어있었다. (뜬금없이 왜 갑자기 이런 선물을 보내왔는 지 알 수가 없지만)
암튼 크기는 작은데, 빛이 무지 밝아서 이 일에 딱이었다.
고정도 안하고 사진처럼 대충 그냥 빛을 놓는다.


그래서 어브레시브에 따라서 표면을 관찰했다.

사진은 그냥 집전화기로 손으로 대안렌즈 앞에 찍었다 -_-;
화질 구려.

원래는 이건 어땠을때의 결과고 저 사진은 저놈의 결과고, 저건 스크레치가 어느정도 펴지고, 이건 칩핑이 생기고
뭐 이딴 이야길 사진마다 쓰려고 했지만,

집전화기로 모바일로 포스팅을 하다보니, 사진 정리도 안되고, 이거 뭐 어떻게 뭐가 뭔지 볼 수가 없어서,
대충 예제만 쭈루룩 올리고,
결과만 말하자면.

 

 




보석루즈는 연삭력이 너무 안좋아서 무진장 여러번 왕복해도 1200의 스크레치가 안닦인다. 물론 파티클이 더 고와서 그럴 지도 모르니 향후 재검증이 필요하긴 하다.

기타 다이아 계열은 마무리에 치핑이 많이 생긴다. 그리고 연삭력도 의외로 넘 느리다. 파티클은 1마이크론에서 250나노까지 사용했다. 1마이크론이면 대략 만오천방 정도에 해당하니까.. 폴리싱 정도는 빨리 되야하는데,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400배 범위에서 가장 빠르고 고르게 연마된 거시기는 시어스이자 연마제. 대충 웹에서 찾아보니 만방정도의 결과라네.

뭐 더 해볼게 있긴 하지만 귀차니즘에 오늘도 잔다.

by SvaraDeva | 2012/10/10 14:34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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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lchemist at 2012/10/11 21:55

제목 : 질레트 퓨전 파워 글라이드 날조사
기성품 날물중 면도가 가징스무스하게 잘되는 날은 뭐니뭐니해도 질레트 날이다. 내가 연마한 날들과의 비교를 위해 같은 배율로 관찰했다. 첫번째는 최신 글라이드 모델. 다음은 글라이드 전 버젼인 보통 퓨전날. 신기하게도 베벨의 연마정도가 옌날것이 더 고와보인다. 하지만 실제 작용날은 저 앞의 수 마이크론 정도 폭의 마이크로베벨로 보인다. 글라이드 모델의 베벨이 거칠어보이는 대신에 뭔가 오목하게 파여있는듯 하다. 선전에 보면 ......more

Commented by starla at 2012/10/10 16:38
SvaraDeva님 댁에 만에 하나 도둑이 들면,
대체 왜 이 집에는 이런 것들이 있지! 하고 놀랄 것 같아요.

오로지 취미라고 강조하시면서 이 정도의 작업/포스팅을 늘 하시고서는
'귀차니즘으로 대충...'이라고 표현하시니
저처럼 진짜 게으른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는...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10/10 17:13
ㅎㅎ 정말 그럴만한게 많긴 하겠네요. 근데 다행스러운 것은 도둑들은 제 물건들의 가치를 몰라서 티비나 들고 갈 거란 말이죠. 사실은 대패하나 숫돌하나가 더 비쌀텐데...
제가 워낙 곰쥐 같아서 모든 것을 집에 틀어박혀서 하는 것을 좋아해요. 공구든 시스템이든 회사나 전문업소에 가면 더 좋은 것들이 있지만, 모자르더라도 가내수공업으로 내 집에서 내가 다한다는데서 뿌듯함을 느끼는거죠.

그러게요 스탈라님 말씀 듣고보니 제가 좀 부지런하게 느껴져서 마구 감사한걸요ㅎㅎ
오늘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재봉 도구를 만들거예요. 실은 파리에서 밥먹다가 디자인한 옷이 있는데, 그걸 재봉하려다보니 좀 새로운 도구가 필요해서요 ㅎ 제가 귀차니즘에 퍼지지 않고 옷이 제대로 지어지기를 기대해주세요.
Commented by ㅇㅇ at 2012/10/11 10:54
헐 옷도 디쟈인을 직접 하신다니 정말 대단한걸요. 나중에 제작되면 꼭 착샷과 만드는 과정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10/12 16:08
에이. 디자인을 직접하는 거야 대단할게 뭐 있겠습니까. 디자인이 아름다워야 대단한거죠 ㅎ
Commented by brolly at 2012/10/12 01:08
역시 파리란 곳은 천재드자이너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곳이 맞군요. 어떤 옷이 나올 지 몹시 기대됩니다. 하지만 뭔가 창작권 같은 것이 안전할 지 노파심..

연마제 종류를 다 저렇게 세밀하게 비교분석 하시다니. 사람인지 기계인지 싶어집니다.

그러나 날카로운 연장은 제발 조심;;;
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10/12 16:09
영감은 아니고 혼자 밥먹게되서 심심해서 할일이 없어서 끄적인거예요 ㅎㅎ
푸하하 사람인지 기계인지... 욕인가요? ㅎㅎ

네 조심할께요. 저번에 손가락 하나 해먹고서는 담부턴 완전 쫄았어요. ㅎ
Commented at 2012/10/16 20: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신지환 at 2015/11/01 17:13
지나가다 봅니다. 제 수많은 취미중 하나가 칼갈기라서 말이지요. 저두 열개 이상의 숫돌과 벨트그라인더 버핑그라인더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칼가는게 취미 입니다. 근데 님은 저보다 더 한수위인거 같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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