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07일
라클렛? 프랑스/스위스의 로칼 치즈와 아이스크림
샤모니서 계속 사람들과 같이 먹어 대다가,
마지막 날인가...
원래는 제네바를 갔어야 하는데, 제네바 호텔값이 너무 비싼 시즌이라
샤모니서 하룻밤 더 묵으면서 혼자 저녁을 먹으러 간 날이 있었다.
혼자 먹는 밥이니까 뭔가 여기 특산물을 골라 먹자라고 생각하고는 잠깐 호텔에 들어와 검색해보니...
이곳은 퐁듀와 무슨 라클렛이라는 치즈 녹여먹기의 양대산맥이 있단다.
퐁듀는 뭐 워낙 유명하지만, 문제는 스위스의 리얼 퐁듀는
자랑스런 한국인의 입맛에는 완전 구역질이란 평이라...
그래서 라클렛으로 유명하다는 식당에 가기로 했다.
옌날에 프렌드에서 그 누구더라 가장 예뻣던, 나중에 유명한 남자배우의 와이프가 되었다던
여배우랑 똑같이 생긴
당당하고 씩씩한 웨이트리스가 주문을 받았다.
웬일로 영어 어버버하는 프랑스 여자 답지 않게
영어가 완전 플루언트하고 음식 설명도 잘해준다.
근데 문제는 라클렛은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한다.
그럼 나 혼자 2인분 시켜 먹을께. 라고 했더니...
오.. 그럼 아무 문제없지. 근데 양이 꽤 많을텐데 먹을 수 있을까? 라고해.
아 괜찮아 나 많이 먹어. 그러고 시켰다.
일단 오되브르로는 유명한 에스까르고를 시켰다.


저 오른쪽의 집게로 잘 잡고 포크로 파먹어야한다. 살이 도중에 찢어져서 못먹게 되는 불상사는 다행이도 생기지 않았다.
달팽이 자체보다는 뭔가 그 위의 올리브와 허브향신료가 맛있는 것 같던데. 미맹이 먹어봐야 뭘 알겠어.
자.. 거대한 라클렛. 키로는 넘는 듯한 치즈 덩어리 하나가 난로(!)와 함께 나온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더워죽는 줄 알았다.

감자까진 좋았다. 생돼지 절편은 쫌 -_-;;;
하나 먹으니까 거의 니글거려서.. 그 옆의 피클이 없었다면 그대로 끝이었을 듯.

감자는 반도 못 먹었다. 고기는 한 점 남기고 다 먹었던 듯.
첫 두 세번은 치즈가 십상 맛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대략 이걸 힘겨웠다고 해야하나--;
아까 그 예쁜 웨이트리스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와서 "봐 내가 많다고 했잖아" ^^;
그래도 이것 저것 신경써준게 많아서 팁 두둑히 두고 나왔다.
아... 식당 가기 전에 한국에 선물로 가져갈,
여기서 엄청 유명하다는 로칼 치즈와 고기 등을 샀다.
식당에서 밥나오길 기다리면서 사진찍어둠.

이건 프랑스 전역에 왕 유명한 뷰포르 치즈
생긴 것은 우아한데, 내 입맛엔 기름기가 너무 많고 퍽퍽하다.

이것 역시 왕 유명한 똠므 드 사보아. 이 지역이 프랑스의 사보아 왕조의 지역인데, 그곳을 대표하는 치즈다.
부드럽고 알싸한 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게 쵝오.
사진은 안찍었지만 이것과 비슷한 모양, 비슷한 크기의 똠므 드 보지.
똠므 드 보지맛도 리치하니 꽤 괜찮았다.

이 잠봉은 사놓고 덩어리도 크고 징그럽고 뭔가 비계도 많고 해서 엄청 후회했었는데...
먹어보니 의외로 향도 근사하고 되게 맛있었다.

플란다스의 개 우윳통과 함께.

뭘 샀는지 기억이 안나네 -_-; 뭔가 치즈는 무슨 치즈 종이에 싸야한다고 안되는 영어로 설명해주던 귀여운 언니였는데.
가게가 예뻐서 치즈는 안찍고 가게만 찍었다. 진열대 뒤에서 치즈 싸고 있는 언니 머리는 보이네. ㅎㅎ




다 팔리고 마지막 남은 한 스쿱을 내가 먹었다.
플레버는 럼 레이즌. 아 이걸 뭐라고 말해야하나... 향과 쏘는 맛과 알싸함과 씹히는 텍스춰까지 최고였다.
이태리나 스페인에서 젤라또 맛있다고 소문난 곳들에서 모두 먹어봤으나 이 맛과는 비교불가.


오늘은 뽕듀나 먹어볼래 했더니만 그것도 2인분 오더용품. 자기가 더 아쉬워하면서 그것 말고 정말 괜찮은게 있으니 먹으라고 추천해준다.
그 날도 오되브르로는 에스까르고를 먹고 식사로 나온
간이 뽕듀. 저 왼쪽에 치즈 녹여 나온 것인데...

암튼 그 예쁜 프렌즈 아가씨는 정말 바쁘더만...
그 와중에도 잠시 짬날 때 나랑 놀아줬는데...
프랑스인 치고 영어를 너무 잘한다 했더니.. 어쩐지...
뉴욕 출신이다.
옌날에 미국 살 때, 뉴욕 매주 주말마다 놀러가서 놀았다고 하니까,
걔가 놀던 클럽과 내가 놀던 장소들 서로 이야기 하면서 좋아한다.
뉴욕이 그립단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필요는 못 느낀다고.
뉴욕에서 두바이로 와서 4년 동안 호텔 경영학 공부하다가,
여기서 더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고. 저녁 알바로 식당에 나와 일한단다.
마침 내가 내일 두바이 경유에서 한국 들어간다니까 놀라운 우연에 신기해한다.
더군다나 두바이에서 호텔 경영학 공부하던 가장 친했던 친구가 한국인이라고 한다.
거참 신기하네.
그래도 요즘은 미녀가 안 땡기는 관계로 별로 더 이상 진도나가지는 않고 바이바이 했다 ㅋㅋㅋ
먹거리 포스팅이니까 마지막으로 하나 더.
길가다가 굉장히 예쁜 마카롱 집이 있길래,
프랑스 마카롱 맛이 어떤가하고 한 번 사먹어봤다.

학회장에도 티타임마다 마카롱을 잔뜩 가져다 놓던데...
그중엔 오렌지 마카롱이 그나마 쵝오.
이상 먹거리 포슷힝 끗.
저녁먹으러 퇴근해야징.
# by | 2011/10/07 19:03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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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요 노숙 스토리를 기대했었는데 이거 뭐 맨 럭셔리 저녁 만찬 뿐이군요. 2인분 시키면서 괜찮아 나 많이 먹어.. ㅋㅋㅋ
저렇게 먹고 산 거 다해봐야 제네바에서 묵었을 호텔 값의 반도 안돼요 ㅎㅎ
근데 문제는 저 라끌레트 치즈 저만큼이 한국에선 거의 2만원?(백화점) 비싸서 손이 선뜻 안가요.
저 돼지고기 인상적이네요. 저렇게 생긴 걸 턱 구매하고 또 시도해보시는 용기가 있다는게 대단해요. 항상 놀라울 정도로 오픈마인디드 하신게 멋져요.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만이 세계를 바꿀 수 있고 자신의 세계도 넓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어려운 일인데..
돼지고기는 그냥 치즈사고 있는 상황이 즐거워서 업된 상태에서 추천해주길래 질렀던 거예요. 제가 먹고싶어서 사지는 않은거라. 사고나서 후회했었다는. 그래도 맛있으니 반전이죠 ㅎㅎ 부모님도 맛있다고 해주셨어요.
아마 아이스크림자체보다는 럼레이즌 플레버가 당시 날씨랑 제 입맛과 맞았던 것 같아요.
하겐다즈에서도 럼레이즌이 나왔었는데 국내에선 보기 힘드네요.
그나저나 저 아저씨 추천 햄 완-전 맛있어 보여요. +_+ 갑자기 스위스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콸콸~
터틀님 맛을 아시는군요! 저는 보기에는 징그러워서 맛있을 거란 기대를 못했거든요 ㅎㅎ
요새 입맛도 없는뒈.
모니터가 좋은 것은 역시 칼라가 다르구나.
달팽이 요리가 바로 앞에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뱃살 빼려고 점심도 굶는 요즘 이거보니 되게 배고프네.
그나저나 자진방법 ㅎㅎㅎㅎ